특별 외전 (1)
*조아라에 업로드한 특별 외전, 캣시의 아카데미 졸업편 입니다.
# 아카데미
카티올 스토렘이 아카데미에 입학한 것은 작년의 일이다. 수도에 사는 모든 어린 귀족이 아카데미에 다니지는 않았다. 가정교사를 두는 일도 흔했다. 스토렘에서는 가장 흔한 방법이 가정교사였기에, 어린 카티올도 당연히 그렇게 될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사실은, 카티올만 그렇게 생각했다.
카티올의 열정이 넘치는 어머니, 멜리사는 당연히 아카데미에 딸을 보내고 싶었다. 아카데미에서 다양한 추억과 좋은 친구를 만났던 만큼, 아카데미에 다녀서 배울 수 있는 게 더 많다고 믿었다. 수도 출신의 멜리사에게는 가정교사에게 배우는 일이 생소한 탓도 있었다.
카티올의 아버지이자, 멜리사의 남편인 스토렘 백작은, 열성적으로 아카데미의 장점을 설명하는 멜리사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었다. 스토렘 백작은 그를 빼닮은 딸을 잘 알았다. 아카데미의 장점보다 단점을 더 많이 느낄 것 같았다. 그래도 카티올에게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백작이 들은 바에 의하면, 아카데미는 대체적으로 조용하고, 면학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카티올도 열세 살이나 되었고, 가도 괜찮겠다고 판단했다.
카티올 주위를 맴돌던 요정들은 그런 건 몰랐다. 아카데미에 입학하지 않는 사람은 주변에 아무도 없었기에 카티올의 입학 여부에는 한 톨의 관심도 주지 않았다. 오로지 입학시험 수석 자리에 앉겠다는 생각에, 공부에 집중하느라 바빴다. 카티올은 요즘 들어 요정들이 공부하는 취미에 빠졌다고만 생각했다. 사소한 투닥거림은 여전해도, 요정들이 한결 조용해졌다고 좋아하기만 했었다.
그런 연유로 카티올은, 입학 축하 뿔피리 공연(기획자:멜리사, 연주자:멜리사, 환호꾼 : 멜리사)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아카데미에 가야 한다는 본인의 미래를.
상상도 못했던 아카데미 입학 소식이 조금 충격적이기는 했다. 하지만 어디서 데려왔는지 모를 원숭이의 공중제비 환영 묘기까지 본 마당에 못 간다고 뻗대는 것도 조금 그랬다. 2년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면학에 집중하는 분위기라서 가도 괜찮을 거라는 아빠의 응원도 있었고. 카티올은 점잖게 운명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벌써 2년, 졸업이 코앞이었다.